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관하여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9월 1일)에 시작해서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10월 4일)에 끝나는 창조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시기 동안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어지럽힌 우리의 잘못을 뉘우치고, 생태적 회개의 삶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도하며, 창조질서보전을 위해 필요한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과 탄소중립의 필요성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작년 추계 주교회의를 통해 ‘특별 사목 교서’를 발표하여,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천하자고 다짐하였습니다. 동시에 ‘특별 사목 교서 실천 지침’을 함께 발표하여 교회 구성원과 우리 사회가 함께 공동의 집 지구를 보호하고,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일에 앞장설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24일에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시작하는 개막 미사를 주교좌명동대성전에서 봉헌했습니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일곱 가지 목표 안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실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우리 인류가 현재의 속도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하면 2030년이 되기도 전에 기후 위기를 더는 막을 수 없는 단계, 즉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섭씨 1.5도에 다다르게 되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에 이르게 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하루빨리 줄이는 일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실천 목표 중 가장 시급하게 도달해야 할 목표입니다. 한편,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많은 나라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탄소중립의 달성 시기를 더 빨리 앞당겨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위한 자료
이러한 위기의 상황을 인식하며,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시작한 후 첫 번째 창조 시기를 마무리하는 여러분에게 이미 발표한 자료와 새로운 자료를 모아 안내하오니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목표를 함께 이루어 나가길 바랍니다. 교구는 앞으로도 여정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계속 안내하고 함께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1. 먼저 주교회의에서 반포한 ‘특별 사목 교서 실천 지침’을 다시 안내합니다. 교구의 모든 구성원이 이 지침을 잘 살펴 본인과 관련된 항목을 실천하고, 공동체가 함께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며 실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합니다.
2. 탄소배출을 줄이고, 창조질서보전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실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평신도사도직단체 하늘땅물벗에서 마련하여 이미 배포한 ‘찬미받으소서 실천 본당 활동 안내서’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한 안내문을 배포합니다.
3. 지난 몇 달 동안 교구 사회사목국 산하 위원회들은 ‘찬미받으소서 실천 체크리스트’를 이용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폐기물을 줄이는 일에 힘써 왔습니다. 이 체크리스트를 본당과 교구 부서의 상황에 맞춰 편집하여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4.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강조하듯이 창조질서보전은 개인의 생태적 회개만으로는 이룰 수 없으며, 공동체의 회개가 꼭 필요합니다. 또한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교회 밖의 생태환경운동과 연대할 필요가 있으며, 정치적 사랑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를 격려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건설을 위한 정책 마련과 법 제정을 촉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버리는 문화에서 지속 가능하며 자원이 순환되는 문화로 바꾸어 나가기 위해서 우리의 소비양식을 바꿈으로써 물건을 생산하는 기업에 생태적인 구조로의 전환을 요구할 필요도 있습니다. 건강한 소비는 기업의 사업 방향을 진정한 모습의 친환경 사업으로 바꾸게 할 힘이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위해 ‘연대하는 방법’을 제시하니 적극적인 참여를 바랍니다.
생태계 파괴와 기후 난민
인간이 공동의 집 지구의 생태계를 너무나 심하게 파괴하여 다른 피조물이 머물 장소 또한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코로나19의 상황도 생태계 파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는 압니다. 우리는 다른 피조물의 건강, 이 지구의 건강과 인간의 건강을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공동의 집 지구를 돌보는 일은 곧 고통받는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미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재해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난민의 발생이 예상됩니다. 생태계 파괴로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많은 이에게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랑 길
창조질서보전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부차적인 일이 아니며 신앙인으로서 필수적으로 행해야 할 일입니다(「찬미받으소서」 217항 참조). 이 시대에 예언직을 수행할 책임이 있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외쳐야 할 메시지 중의 하나는 바로 지속 가능한 세상을 함께 만들자는 메시지가 되어야 할 것이며, 동시에 그 메시지를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힘으로 실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입니다.
모든 이가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주님께 더욱 의지하며 차분한 마음으로 해야 할 일을 빠르게 실천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동안 교구의 모든 구성원이 더 적극적으로 창조질서보전을 이루기 위해 걸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고 힘을 모으기를 바라며, 자비로우신 주님의 은총을 청합니다.
2021년 10월 1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 첨부: 1.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일곱 목표
2. 한국 천주교 주교단 특별 사목 교서 실천 지침
3.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위한 본당 활동 안내(요약)
4.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위한 연대 활동 안내
5. 찬미받으소서 실천 체크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