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설치와 온실가스 진단
탄소중립 인증과 협동조합, 생태 조직까지
교구별 실천은 쌓였지만 한국교회 공통 집계 체계는 확인되지 않아

[기획안내] AI·데이터센터·핵을 들여다보다. 기획연재 ⑥

AI는 편리한 기술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냉각수, 더 많은 발전소를 요구하는 산업 구조가 있다. 이 기획은 AI와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전력과 물, 핵발전 확대 논리, 지역에 떠넘겨지는 부담을 회칙 “고귀한 인류”와 “찬미받으소서”의 관점에서 읽어 간다. 3명의 기자(경동현, 유형선, 이민기)가 기획과 취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기사를 게재한다.

프란치스코 교종이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한 지 11년이 지났다. 교종은 “찬미받으소서” 165항에서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의 점진적인 대체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재생 가능 에너지도 더 폭넓게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1년 뒤 레오 14세 교종은 회칙 “고귀한 인류” 101항에서 AI의 환경 부담을 더 구체적으로 짚었다. “현재의 인공지능 시스템들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을 필요로 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자원을 집중적으로 소비합니다.” AI가 복잡해질수록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집약적인 기반시설도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2024년 자의교서 “프라텔로 솔레”(Fratello Sole, 형제인 태양)를 발표하고, 로마 외곽 산타 마리아 디 갈레리아에 농사와 태양광 발전을 한 공간에서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시설을 건설하도록 했다. 이 시설을 통해 바티칸 라디오 송신시설뿐 아니라 바티칸 시국의 에너지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이 목표다.(바티칸) 레오 14세 교종은 2026년 6월 프라텔로 솔레 재단을 설립해 이 사업을 이어 갔다.(바티칸)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군종교구를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와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에 탄소중립 목표, 재생에너지 설비 현황,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실태, 생태환경 조직 운영 현황 등을 질의했다. 한국에너지공단에는 2025년 11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와 맺은 업무협약의 이행 현황과 천주교 시설에 대한 재생에너지 지원사업 실적을 별도로 확인했다. 회신 내용과 공개 자료도 함께 살폈다. 목표연도를 정한 곳, 온실가스를 측정하는 곳, 탄소중립 인증제를 만든 곳, 협동조합으로 태양광을 확대하는 곳 등 서로 다른 실천이 확인됐다. 다만 이를 같은 기준으로 모아 정기적으로 살피는 한국교회 전체의 자료 체계는 이번 취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수원, 목표를 숫자로 내걸다

수원교구는 2021년 교구 차원의 탄소중립 목표를 공식화했다. 2030년까지 교구와 본당 공동체가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하고, 2040년에는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천주교 수원교구)

수원교구가 <지금여기>에 보내온 회신에 따르면, 2021년 교구 전 본당을 대상으로 전력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75개 성당이 응답했다. 교구는 에너지 전문가의 자문을 토대로 평균 100킬로와트 규모의 발전설비 220개, 약 22메가와트를 확보하면 교구 공동체의 에너지 전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2메가와트는 설비 용량으로 환산하면 주택용 3킬로와트급 태양광 설비 약 7300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2026년 10월 현재 정부 지원사업과 자체 부담으로 설치한 자가발전 설비는 70기, 약 2690킬로와트다. 하루 평균 발전시간을 3.6시간으로 가정하면 연간 약 353만 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확보한 자가발전 설비 용량은 당초 목표인 22메가와트의 약 12퍼센트에 해당한다. 여기에는 공동의집에너지협동조합의 상업용 발전설비는 포함되지 않았다. 협동조합을 통한 상업용 발전은 200킬로와트가 운영 중이며 400킬로와트가 공사 중이다.

다만 각 본당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교구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수집하는 체계는 아직 없다. 생태환경분과 또는 같은 기능을 하는 조직이 있는 본당은 62곳으로 파악됐다. 교구 전체 본당은 2025년 말 기준 222곳이다.(천주교 수원교구)

대전, 탄소중립을 인증하고 협동조합으로 발전소를 세우다

대전교구는 탄소중립을 본당이 단계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인증제도로 만들었다.

대전교구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이 성당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설비. 윗줄 왼쪽부터 갈마동 성당(불휘햇빛 1호), 관저동 성당(4호), 도마동 성당(5호), 가운데 줄 왼쪽부터 천안월랑 성당(7호), 천안성정동 성당(13호), 탄방동 성당(19호), 아랫줄 왼쪽부터 대동 성당(28호), 문창동 성당(29호), 예산산성리 성당(39호)이다. 2019년 갈마동 성당 1호에서 시작한 불휘햇빛발전소는 대전교구 여러 지역의 성당과 교회 시설로 확대돼 왔다. 사진은 협동조합이 설치한 성당 태양광 발전소 가운데 일부다. (사진 제공=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br>
대전교구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이 성당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설비. 윗줄 왼쪽부터 갈마동 성당(불휘햇빛 1호), 관저동 성당(4호), 도마동 성당(5호), 가운데 줄 왼쪽부터 천안월랑 성당(7호), 천안성정동 성당(13호), 탄방동 성당(19호), 아랫줄 왼쪽부터 대동 성당(28호), 문창동 성당(29호), 예산산성리 성당(39호)이다. 2019년 갈마동 성당 1호에서 시작한 불휘햇빛발전소는 대전교구 여러 지역의 성당과 교회 시설로 확대돼 왔다. 사진은 협동조합이 설치한 성당 태양광 발전소 가운데 일부다. (사진 제공=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

교구가 운영하는 ‘탄소중립 LUNA’는 본당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퍼센트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단계다. ‘탄소중립 SOL’은 전기와 가스, 석유류, 물 사용에서 순배출량 0을 달성하고 교구가 정한 탄소중립 지표를 충족한 단계다. LUNA는 라틴어로 ‘달’, SOL은 ‘해’를 뜻하며 성 프란치스코의 “태양의 찬가”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2026년 현재 LUNA 인증은 관저동, 도마동, 천안성정동, 문창동 성당 등 4곳, SOL 인증은 갈마동, 만년동, 천안성정동 성당 등 3곳이 받았다. 인증을 신청하려면 온실가스 진단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수집한 전력, 가스, 수도 사용량과 온실가스 관련 자료는 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보관한다.

대전교구는 2022년 ‘204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교구 전체 전력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기준 규모를 10메가와트로 잡았다. 교구는 현재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약 40퍼센트로 보고 있다. 다만 성당과 교구 건물이 늘어나 기준 규모를 다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도 재생에너지 확대의 한 축이다. 신자들이 출자하고 협동조합이 성당과 교회 시설 등에 햇빛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조합이 건설비와 유지관리를 맡아 본당의 초기 투자와 관리 부담을 줄인다.

2026년 9월 말 기준 조합원은 2982명이고 출자금은 약 48억 원이다. 완공된 상업용 햇빛발전소는 42기, 약 3250킬로와트이며, 10월 현재 16기 약 1380킬로와트를 추가로 건설하고 있다.

춘천, 먼저 얼마를 쓰는지 재기 시작했다

춘천교구 복음화국 가정생명환경부는 본당과 교구 시설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감축 컨설팅’을 하고 있다.

2024년 12월 스무숲 성당을 시작으로 2026년 10월 현재 춘천교구청, 효자동 성당, 애막골 성당까지 4곳이 진단을 마쳤다. 간성, 홍천, 포천 성당은 진단 절차를 밟고 있거나 기다리고 있다.

진단에서는 이전 3년치 전기와 가스, 난방용 기름, 수도, 관용차량 연료 사용량 등을 모으고 국가가 공시한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적용해 배출량을 계산한다.

스무숲 성당에서는 진단 뒤 찬미받으소서분과가 후속 측정을 하고 있다. 다른 곳의 후속 측정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춘천교구는 앞으로 측정과 관리 방식을 교구 전체 본당과 단체 시설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6년 10월 현재 확인된 교구의 태양광 설비 용량은 약 89킬로와트다. 그러나 교구는 모든 본당에 컨설팅 참여를 권고하고 있음에도 신청이 많지 않다며, 에너지와 온실가스 문제를 본당 공동체 다수의 관심사로 만드는 일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서울, 설치에서 자료 관리와 지표화로

서울대교구는 2017년 12월 27일 서울특별시와 ‘태양광발전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대교구가 <지금여기>에 보낸 회신에 따르면 2026년 4월 13일 기준 교구 소유 건물 25곳에 건물형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돼 있다. 구파발 성당은 약 50킬로와트, 양재동 성당은 약 59킬로와트 규모다.

환경사목위원회는 태양광 설치 설명회와 성당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 교육을 열어 왔고, 구파발 성당의 태양광 설치 과정을 백서 형식으로 정리해 다른 본당과 공유하고 있다. 앞으로 ‘녹색성당 온실가스 계산기’를 활용해 개별 본당이 자신의 온실가스 현황을 파악하도록 할 계획이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이후 시행할 자체 목표도 세워 두고 있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오형훈 신부(미카엘)는 구파발 성당 보좌신부로 사목하던 당시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오형훈 신부(미카엘). 오 신부는 태양광 설비와 온실가스 배출, 본당 생태환경 조직 등 교구의 생태 활동을 정기적으로 기록하고 ‘지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이를 바탕으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이후 자체적인 생태·에너지 전환 목표를 시행할 계획이다. ⓒ유형선 기자<br>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오형훈 신부(미카엘). 오 신부는 태양광 설비와 온실가스 배출, 본당 생태환경 조직 등 교구의 생태 활동을 정기적으로 기록하고 ‘지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이를 바탕으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이후 자체적인 생태·에너지 전환 목표를 시행할 계획이다. ⓒ유형선 기자

그는 지금까지의 활동을 ‘지표화’해 현재 수준과 목표까지의 거리를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본당의 생태환경 조직 현황도 한 번 조사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자료를 모아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대교구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2026년 9월 맺은 업무협약에도 교구 시설의 에너지 전환이 포함됐다. 서울대교구는 시설의 에너지 사용량을 진단하고 고효율 조명과 냉난방기, 단열과 창호 개선 등을 추진하며 성당 옥상과 주차장 등 유휴공간에는 태양광 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협력도 협약에 포함됐다.(천주교 서울대교구)

주임신부가 바뀌어도 이어지는 생태사목

오형훈 신부는 본당의 생태 활동이 주임신부 개인의 관심에만 기대서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봤다. 주임신부가 인사이동을 해도 활동을 이어 갈 조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두 축으로 본당 사목평의회 안의 생태환경분과와 평신도 생태사도직 단체인 하늘땅물벗을 들었다. 생태환경분과는 본당의 공식 조직 안에서 관련 활동을 “체계적으로 맡아서 이어 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하늘땅물벗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0월 현재 서울대교구 20개 본당, 의정부교구 1개 본당, 수원교구 1개 본당 등 22개 본당에서 모두 28개 벗 모임이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교구벗, 벨루가벗, 낙산벗, 대전교구 불휘벗 등 본당 밖 4개 모임을 합치면 전체 단위벗은 32개다.

오 신부는 생태환경분과와 하늘땅물벗이 “상호 보완”하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본당 조직에서 활동가 양성까지

다른 교구에서도 조직과 활동가를 기반으로 생태사목을 지속하려는 움직임이 확인된다.

안동교구는 41개 모든 본당에 생태환경 관련 조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2026년 10월 현재 집계된 재생에너지 시설은 태양광 69킬로와트, 태양열 8킬로와트다. 아직 교구 차원의 전기와 가스 사용량을 정기적으로 모으지는 않는다. 2027년부터 전문 컨설팅 회사와 협약을 맺고 홍보와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교구는 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주관하는 봉사자 학교인 ‘틀낭학교’를 운영해 왔다. 2026년 수료자는 134명이며 1기부터 8기까지 누적 수료자는 1388명이다. 제주교구 31개 본당 가운데 17곳에서 하늘땅물벗이 활동하고 있으며, 태양광이 설치된 본당은 5곳이다. 다만 태양광 설비 용량은 아직 집계하지 않고 있고, 교구 차원의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주교구는 2026년부터 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환경단체 에코나우가 함께 본당 중심의 생태환경 교육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6개 성당과 1개 수녀원에서 재생에너지 전환 컨설팅을 했으며, 이 가운데 4개 성당이 태양광 설치를 약속했다. 그중 두 성당은 총 35킬로와트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올해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교구는 신자 활동모임 ‘꿈(CUM)에코’를 운영해 격주로 “찬미받으소서”를 함께 읽고 본당별 생태환경 실천을 이어 가고 있다. 그동안 설치된 재생에너지 설비의 전체 현황은 아직 제대로 집계하지 못했다. 교구 차원의 전기와 가스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도 정기적으로 수집하지 않고 있으며, 목표연도와 수치가 명시된 탄소중립 계획은 아직 없다.

‘온숨’ 캠페인, 세계의 나무를 잇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는 대회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인 ‘사랑-생태’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온 세상에 생명의 숨을’, 줄여서 ‘온숨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 산림청과 협력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모두 6차례 나무심기를 진행하고, 약 2000명의 청년이 참여해 1만 그루 이상을 심는 것이 목표다.(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의 ‘온 세상에 생명의 숨을’ 글로벌 나무심기 프로젝트.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에 따라 지구를 ‘공동의 집’으로 돌본다는 취지로, 2026년 8월 3일부터 2027년 8월 2일까지 진행한다. 지구를 아끼는 사람이면 누구나 각자의 지역에서 나무를 심고 참여할 수 있다. (자료=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br>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의 ‘온 세상에 생명의 숨을’ 글로벌 나무심기 프로젝트.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에 따라 지구를 ‘공동의 집’으로 돌본다는 취지로, 2026년 8월 3일부터 2027년 8월 2일까지 진행한다. 지구를 아끼는 사람이면 누구나 각자의 지역에서 나무를 심고 참여할 수 있다. (자료=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

2026년 8월 3일에는 ‘찬미받으소서 운동’과 함께 전 세계 청년과 신자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나무를 심는 ‘글로벌 나무심기’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나무심기 활동을 패들렛(Padlet)에 공유하며, 각 지역에서 나무를 심은 기록은 글로벌 생태 지도에 누적된다.(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글로벌 나무심기’ 참여 현황을 보여 주는 온라인 지도. 전 세계 청년과 신자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나무를 심고 사진과 활동 기록을 패들렛(Padlet)에 공유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 나무를 심은 기록은 지도에 누적돼 ‘온숨 캠페인’이 세계 곳곳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자료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글로벌 나무심기’ 패들렛<a data-cke-saved-href="https://padlet.com/events2027/global-tree-planting-2t256tqdc2gxxrnc" href="https://padlet.com/events2027/global-tree-planting-2t256tqdc2gxxrnc" target="_blank"><sup>(글로벌 나무심기 패들렛)</sup></a><br>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글로벌 나무심기’ 참여 현황을 보여 주는 온라인 지도. 전 세계 청년과 신자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나무를 심고 사진과 활동 기록을 패들렛(Padlet)에 공유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 나무를 심은 기록은 지도에 누적돼 ‘온숨 캠페인’이 세계 곳곳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 준다. 자료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글로벌 나무심기’ 패들렛(글로벌 나무심기 패들렛)

교구별 실천은 쌓였지만, 전국 공통 기준은 아직

교구별 실천을 전국 차원에서 연결하려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와 한국에너지공단은 2025년 11월 28일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재생 에너지 보급 및 이용 확산’ 업무협약을 맺었다.(천주교 청주교구)

협약에는 천주교 시설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RE100 이행 지원, 재생에너지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와 교육 등이 포함됐다. RE100은 기관이나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퍼센트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지금여기>에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월부터 9월까지 천주교와 관련해 재생에너지 사업 협의와 설명회, 교육, 태양광 진단 등 7차례 활동이 이뤄졌다. 서울지역본부, 인천지역본부, 부산울산지역본부,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참여했다.

공단은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천주교 시설에서 태양광 227건, 총 5090킬로와트가 조사됐다고 답했다. 다만 2025-26년 일부 사업은 진행 중이어서 사업 종료 뒤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전국 교회 시설을 같은 기준으로 파악하는 자료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천주교 측으로부터 전국 교회 시설 목록이나 전력 사용량 등의 기초자료를 전달받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교구별 상황도 다르다. 의정부교구는 태양광 설비 현황을 집계하고 발전량을 살피고 있으며 2022년 본당의 전기와 수도, 가스 사용량을 한 차례 조사했다. 목표연도와 수치가 명시된 교구 차원의 탄소중립 계획은 아직 없으며, 사업 확대의 어려움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일을 꼽았다.

광주대교구는 현재 교구 차원에서 관련 데이터나 집계를 총괄하지 못하고 있어 이번 질의에 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마산교구는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생태환경분과가 오래전부터 활동하고 있지만, 교구 차원의 생태환경과 재생에너지 정책은 아직 공식적으로 제도화되지 않아 관련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2027년에는 교구 생태환경분과를 공식 설치할 예정이다.

원주교구는 2026년 10월 전화 취재에서 교구 차원의 생태환경위원회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교구끼리 경험을 나누는 통로는 있다. 수원교구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회의에서 교구 상황을 다른 교구와 공유한다고 답했다. 대전교구도 주교회의 회의와 심포지엄, 활동가 연수 등을 통해 탄소중립 인증제와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 경험을 알리고 있다. 의정부교구 역시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회의를 경험 공유의 통로로 들었다.

그러나 경험을 공유하는 것과 전국 현황을 같은 기준의 데이터로 모으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전국 교구의 태양광 설비 용량과 전기, 가스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같은 기준으로 정기 집계하는 한국교회 차원의 체계는 이번 취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에도 전국 교구의 에너지 사용과 재생에너지 현황을 집계하는 공통 기준, 전국 차원의 탄소중립 목표와 향후 계획 등을 질의했으나 별도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

이번 취재에서 확인된 한국교회의 모습은 하나의 기준에 따라 움직이는 전환보다, 교구마다 다른 단계와 방식으로 쌓아 온 실천에 가까웠다.

교구별 실천을 한국교회 전체의 공통 기준과 지원 체계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다음 7부에서는 해외 교회의 사례와 전문가 의견을 통해 한국교회의 다음 단계를 살펴본다.

15개 교구의 생태·에너지 전환, 어디까지 왔나

교구방향확인된 실행과제와 계획
수원2030년 전력 친환경에너지 전환, 2040년 탄소중립2021년 75개 성당 전력 사용 조사. 목표 발전 용량 약 22메가와트. 자가발전 70기, 총 2686.735킬로와트공동의집에너지협동조합 상업용 발전 200킬로와트 운영, 400킬로와트 공사 중. 본당 에너지 현황 정기 수집 체계는 아직 없음
대전탄소중립 인증과 협동조합을 통한 재생에너지 확대LUNA 4곳, SOL 3곳. 재생에너지 전환율 약 40퍼센트.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 완공 42기, 3254.255킬로와트16기, 1379.705킬로와트 추가 건설 중. 기준 전력량 재조사 필요. 인증 이후 변화는 본당이 자체 관리
춘천에너지 사용량 측정과 온실가스 진단스무숲 성당, 교구청, 효자동 성당, 애막골 성당 진단 완료. 간성, 홍천, 포천 성당 진행 또는 대기. 태양광 89.4킬로와트교구 전체 확대 계획. 본당 참여와 공동체 관심 확대가 과제
서울태양광 확대와 자료 관리2017년 서울시와 태양광발전 확대 업무협약. 2026년 4월 기준 교구 소유 건물 25곳에 태양광. 녹색성당 온실가스 계산기 활용 준비2027 세계청년대회 이후 자체 목표 시행 준비. 설치 현황의 체계적 관리와 정기적 총량 파악 필요
안동본당 생태조직과 재생에너지 확대41개 모든 본당에 관련 조직. 태양광 69킬로와트, 태양열 8킬로와트전기와 가스 사용량 정기 수집은 하지 않음. 2027년 전문 컨설팅 회사와 협약해 홍보와 교육 확대 계획
제주봉사자 교육과 평신도 활동가 양성2026년 틀낭학교 수료자 134명, 1-8기 누적 1388명. 31개 본당 가운데 17곳에서 하늘땅물벗 활동. 태양광 설치 본당 5곳태양광 설비 용량은 집계하지 않음. 교구 차원의 구체적 계획은 아직 없음
청주본당 생태교육과 재생에너지 전환6개 성당과 1개 수녀원 재생에너지 컨설팅. 4개 성당 태양광 설치 약속. 이 가운데 두 성당 총 35킬로와트 올해 설치 목표. 꿈(CUM)에코 운영기존 재생에너지 설비 전체 현황은 아직 제대로 집계하지 못함. 에너지 사용량 정기 수집과 수치가 명시된 탄소중립 목표 없음
의정부설비 집계와 에너지 사용 조사태양광 설비 현황과 발전량 모니터링. 2022년 본당 전기, 수도, 가스 사용량 한 차례 조사목표연도와 수치가 정해진 탄소중립 계획 없음. 관련 사업에 대한 인식과 이해관계 수렴이 과제
광주개별 본당 중심의 활동개별 본당에서 관련 활동 진행교구 차원의 데이터나 집계를 총괄하지 못해 구체적 현황 답변 어려움
마산평신도 생태 활동에서 교구 조직화로평신도사도직협의회 생태환경분과 활동. 수산종자 방류 등 생태 활동교구 차원의 생태환경과 재생에너지 정책은 아직 제도화되지 않음. 2027년 교구 생태환경분과 공식 설치 예정
전주교구 시설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시범본당2022년 교구청, 성당,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의 태양광 설치 가능성을 검토하는 ‘에너지 전환사업’ 공개.(천주교 전주교구) 2023년 탄소중립 시범본당 운영 결과를 2024년 본당에 배포.(천주교 전주교구)공개 자료 외 구체적 사항은 확인하지 못함
대구“찬미받으소서” 10년 여정과 본당 조직화2021-30년을 “찬미받으소서” 10년 여정으로 설정. 2022년 9월 기준 41개 본당에 생태환경위원회 설치.(가톨릭신문)공개 자료 외 구체적 사항은 확인하지 못함
인천생태교육과 본당 조직화2022년 기준 환경분과 40개 본당, 하늘땅물벗 24개 조직. 교구 130개 모든 본당의 생태환경 조직화를 목표로 추진.(가톨릭신문)공개 자료 외 구체적 사항은 확인하지 못함
부산생태교육 기반과 본당 생태환경 조직화감물생태학습관을 생태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교구 교육기관으로 운영.(천주교 부산교구) 2026년에도 교구 사제가 이 시설에 배치.(천주교 부산교구) 울산대리구는 본당 생태환경분과 교육과 시범본당 확대 계획을 공개.(천주교 부산교구 울산대리구 생태환경위원회)교구 전체의 재생에너지 설비와 에너지 사용량, 탄소중립 목표 등 구체적 현황은 확인하지 못함
원주생태환경 조직 기반2026년 10월 전화 취재에서 교구 차원의 생태환경위원회가 아직 없다고 확인구체적 사항은 확인하지 못함

※ 2026년 10월 현재. 직접 회신 또는 전화 취재로 확인한 교구는 해당 취재 내용을, 미회신 교구는 마지막으로 확인 가능한 공개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했다. 자료의 시점과 범위가 서로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찬미받으소서” 11년, 한국교회 에너지 전환 어디까지 왔나 < AI·데이터센터·핵을 들여다보다 < 기획 연재 < 기사본문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